결혼 17년 차가 들려주는 신혼 싸움의 디테일한 과정 (그땐 그랬지ㅋㅋ)

 

 

(대본)

결혼 17년 차

나는 25살에 결혼했다 (현재 41살)

언제 적 이야기냐고?

전쟁의 참상은 평화가 찾아온 후

여실히 드러나듯!

나는 이제야 결혼 평화지대에 서서

가장 객관적인 시선으로

신혼 싸움의 디테일한 과정을 기술해 보려고 한다

 

우리는 2년 연애 후 결혼했다

거의 매일 만났고,

종종 여행도 갔다

서로에 대해 대체로 잘 알고 결혼했고

결혼 후, 작은 디테일의 차이만 발견했을 뿐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결혼 전)

나는 청결을 추구한다

그도 청결을 추구한다

다만

(결혼 후)

그는 always 청결을 추구하고,

나는 sometimes 청결을 추구한다

는 디테일의 차이?

 

그 결과, 신혼 초 우리의 대화는

메아리와 같았다

“너 왜 그래~~~~?”

“넌 왜 그렇게까지~~~~?”

 

무조건 한번은 싸움 TOP3

집안일

 

결혼을 계기로 독립한 나는

그동안 내가 집안일에 관해

단단히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령 요리의 시작에 관한 오해다

(결혼 전)

요리의 시작이라 함은 자고로~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결혼 후)

요리의 시작은

‘오늘 뭐 먹지?’ 부터였고

요리의 끝은 뭐다?

‘설거지’다

나는 이제껏 요리의 일부를 전체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편은 설거지에 대한 오해가 뿌리 깊었다

나에게 설거지란_

그릇 정리하고,

설거지 하고,

음쓰 버리고,

싱크대 씻고,

가스레인지 닦고,

주방을 정리하는 것이었으나

남편에게 설거지란_

오직 그릇을 씻는 행위

남편 역시 설거지의 일부를 전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착각의 늪)

우리는 각자의 늪에 빠져

서로를 비난하다가

겨~우겨~우 빠져나왔다

 

언제? 어떻게?

남편은 빠르고,

나는 디테일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부터

 

우리는 각자 잘하는 분야에 주력하기로 하고

자연스럽게 분담을

그런데 나의 지인이 말했다

“근데 그것도 잘하는 게 서로 있을 때 얘기지~”

 

WOW! 그건 생각도 못했네?

그럴 땐 어쩌지?

 

댓글 남겨주세요♥

 

 

 

 

 

무조건 한번은 싸움 TOP2

귀가 시간

 

신혼 초, 흔한 기싸움의 주제다

나 또한

정하고~어기고~사과하고~

정하고~어기고~반성하고~

를 반복하다가

부질없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나고 보니

이것은 참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닐 수 없다

연애 때 우리는 데이트를 하고

일상은 가족과 함께 보내지만

결혼 후 우리는

일상을 함께하는 가족이 되었네

 

나는 남편에게 일종의 믿음이 있다

귀가 시간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일상을 나와 함께하고

데이트를 친구들과 하면 어떠하리

나 또한 그렇다

대신

데이트를 나와 같은 성별과 하면

안되느니라

우리는 무언의 약속을 했고

17년간 잘 지켜지고 있으므로

이제 사실 귀가 시간 따위는 중요하지 않더라

건강히 돌아만 오소

그대가 있어야 일상이 재미있오

나의 동지여~~~~

 

무조건 한번은 싸움 TOP1

명절

 

너 낯설다?

우리 서로 집에 가기 싫어했잖아?

그런데 왜~왜~~~~

 

이것은 단연코

신혼 싸움의 최고봉이며

가장 복잡한 난제일 것이다

 

명절에 누구의 집에 먼저 갈 것이며,

누구의 집에 얼마나 머물지에 관한 문제다

 

위 사항에 대해

결혼 전 대화를 안 해봤다면

이 싸움을 통해

그동안 동시대를 살고 있다고 믿었던 상대가

미래인으로 보이거나

조선인으로 보일 수 있으며,

갑자기 세대를 마디 점~프 하거나

역주행한다고 느낄 수 있겠다

(EXID)

 

위 사항이 더욱 복잡한 이유는

너와 나뿐만 아니라,

원가족과의 애착과도 관련이 있어

이 문제에 관해

싸우다가 누구 하나(혹은 둘)

가슴에 응어리가 생길 수 있다

는 치명적인 주의 사항이 존재한다

 

아~ 민감한 문제야

 

나의 경우

친정과 시댁이 모두 가까워서

원데이, 투데이 보는 것이 아닌데도

문제는 그 날은 스페샬데이이기 때문에

여간 민감한 사안이 아닐 수 없었다

 

정착이 되기 전까지

협상의 몇 해를 보냈다...

 

우리의 협상은 몇 차례 결렬되었고,

혹은 이행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금 정착하고

누구 하나 가슴에 멍이 들지 않은 이유는

우리는 그 과정을 통해

진정으로 독립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제 부모의 입장이 되었다

15살, 12살의 남매를 키우고 있다

우리는 지금 4식구

우리는 언젠가 2식구가 될 것이다

나는 4식구인 지금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그래서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하다

너희가 독립하면

허전하지 않을 수 없겠지

하지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배웠고

응원을 하는 것은 나의 자유라는 것을 안다

얼마나 다행인가

응원할게♥

 

사회생활을 잘한다

친구 관계도 원만하다

(쌉가능)

그들은 나의 일부를 함께하니까

 

결혼

심지어 성별도 다른 사람과

나의 일생을 함께한다?

 

한 사람을 이렇게 깊이 있게 알아가는 경험이

결혼 말고 있을까?

 

나는 결혼을 선택했고,

나의 그릇을 이렇게 된 거

키우기로 선택했다

마 해보자

화이티이이이이잉!!!!!

https://youtu.be/TNro8Xrgthk